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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물들] 노트북과 데이터
  • 환경과조경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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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빈

 

학부 졸업 직전, 데이터 관리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강의의 핵심은 좋은 자료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정리해두지 않으면 추후 활용할 확률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이후 나름 데이터 관리에 신경을 썼지만, 그것에 일정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대학원 진학을 위해 노트북이 필요했고, 유럽 사람들은 모두 맥북을 쓴다는 뜬소문을 따라 충동적으로 맥북을 구입했다. 2D와 3D 소프트웨어를 함께 써야 하는 조경 설계의 특성상 맥북은 윈도즈 운영 체제 기반의 컴퓨터보다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맥 운영 체제가 동기화 기능으로 기본 응용 프로그램을 활용해 데이터를 관리하기에 훨씬 쉽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화 ‘서치’(2017)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남겨진 데이터를 통해 실종된 딸의 흔적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현대 사회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신선한 구성으로 보여주었는데, 특히 맥 운영 체제에 익숙한 사람들은 영화의 화면 구성이 더욱 반가웠을 것이다. 영화를 보며 현대인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웹에서 만들어 내고, 이렇게 생성된 정보는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인터넷과 동기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 그룹은 한 사람 또는 어떤 사물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윤일빈은 서울시립대학교와 에식스 대학교(University of Essex)에서 조경을 공부했으며, 디자인 스튜디오 loci, 길레스피에스(Gillespies)에서 실무 경력을 쌓았다. 한국,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중국, 홍콩 등 다양한 나라의 프로젝트를 경험했으며, 201811월부터 삼성물산 조경사업팀 디자인그룹에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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