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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적 커뮤니케이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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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벽화 또는 수퍼 그래픽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복합적이지만 대개 두 가지의 관점에서 볼 수가 있다. 그것이 뛰쳐나와야만 했던 미술의 내부적인 사연과 미술이 뛰어든 거리, 즉 도시와 환경의 외부적인 조건의 문제로 보는 두 가지의 관점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는 주로 전자에 대한 관심과 그 관심을 도시벽화의 특징을 조명함으로써, 그것의 사회적 의미를 파악하고 미술의 다양성과 가능성의 폭을 좀 더 넓혀 보고자 한다. 거리의 미술을 미술관 미술과 뚜렷하게 구분짓는 것은 바로 전자가 붙박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미술에서 벽화 양식을 의미한다. 또한 반대로 후자는 쉽게 이동 시킬 수가 있는 이젤화의 특징을 갖는다. 사소하면서도 당연해 보이는 이러한 구분은 사실은 미술의 역사 안에서 커다란 사회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이젤화가 사사로운 개인의 독점물로 화하여 으슥한 저택에 모셔지는데 반해 거리의 미술은 붙박이 미술로서 항상 군중적으로 대중들 앞에 그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거리의 미술은 도시의 매연과 소음 속에서 그려진 채로 존재할 뿐이다. 그것은 거리의 모든 사람과 그의 것을 공평하게 나누어 가진다. 수퍼 그래픽은 익명성을 요구한다. 그것은 구태여 사인에 의해 누가 그렸는가를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민화들이 갖는 익명성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또 거리의 미술은 현장미술이기도 한다. 순수미술이 사회적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대신 거리의 미술은 그의 현장성으로 사회적 의미를 강화한다. 그것이 도시환경을 위한 것이건 지역사회를 상대로 한 것이건 간에 거리의 미술은 콤뮤니케이숀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그것은 어떤 미학적 비어도 사용할 필요가 없다. 거리의 벽은 무질서한 낙서로부터, 무게있는 중세의 종교화의 복제에, 또한 이름있는 작자의 추상화에서부터, 간판쟁이 그림에 이르기 까지, 각양각색의 그림을 모두 수용한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도시벽화는 그 수용과 전달에 있어 적어도 미술관 미술보다는 더욱 적극적이고 민주적 표현방식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 키워드 _ 도시벽화, 거리의 미술, 붙박이 미술, 수퍼 그래픽, 코뮤니케이숀
※ 페이지 _ 8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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