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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Corner “ 하이라인은 친밀함과 광대함이 합류하는 장소”
  • 최이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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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코너,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 대표 Founder & Director of James Corner Field Operations Ⓒcourtesy of James Corner Field Operations

 

지난 10월 7일 뉴욕에서, 하이라인 디자인팀을 이끌고 있는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의 수장 제임스 코너를 인터뷰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그였지만, 하이라인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확인하고는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그에게서 하이라인 전반의 디자인 철학부터 3구역의 특징, 하이라인 친구들 및 디자이너들과의 협업 과정,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전임시장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_ 편집자 주

 

하이라인의 디자인 철학


Q. 이번에 개장한 3구역은 지난 1, 2구역과 비교할 때, 어떤 디자인 목표를 가지고 있나?


A. 하이라인의 성공에 크게 기여한 요인을 꼽으라면, 무엇보다 하이라인 자체의 본래적 성질에 대한 사려 깊은 존중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동안 버려져 황폐화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은 하이라인을 흉측하고 어두운 곳이라 생각해, 어떻게든 철거하려 했다. 하지만 우리 생각엔, 구조물 자체를 깨끗이 단장하고 밝은 공간으로 바꾸어 새로운 식재와 보행로 등의 시설을 도입하기만 한다면, 하이라인의 특징이 정반대로 큰 매력이 될 것이라 여겼다. 그러므로 전체를 아우르는 디자인 철학이란, 상황을 매우 세심하게 관찰하고, 하이라인 본래의 장소적 진정성을 회복하는 것, 그리고 이두 가지를 더욱 증폭해 드러내는 것이었다. 포장 계획은 그러한 방향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사례이고, 매우 복잡하고 정교하게 야생화와 다년생식물이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펼치는 식재 계획 또한 그의 일환이다.

1구역은 미트패킹 지구Meatpacking District를 구불구불하게 흘러간다. 낡은 창고와 투박한 공장 건물들이 지배적인 경관을 형성하고 있으며, 하이라인은 매우 거칠고 도시적이고 산업적인 특징을 보인다. 규모와 디테일, 그리고 하나의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한 집중적인 관찰의 결과가 현재 보는 1구역이다. 남쪽 끝단인 갠스부르트 스트리트Gansevoort Street의 진입부에 큰 규모의 숲을 두고, 일련의 연속적인 수목터널형 보행로가 이어지며, 강을 향한 일광

욕 데크가 나타나고, 10번가10th Avenue와 만나는 곳에는 작은 광장을 배치했다. 이러한 공간은 걸으면서 느낄 수 있는 연속된 사건episode이며, 특정한 환경condition과, 특정한 블록block, 특정한 시점moment을 십분 활용한 결과물이다.

2구역은 1구역과 매우 다른 성격을 보이는데, 갑자기 폭이 좁아지면서 주택 위주의 건물들이 구조물에 가까이 접촉하며, 직선적인 형태를 보인다. 전형적인 첼시의 경관이라 할 수 있는데, 벽돌 벽과 로프트 건물이 만들어내는 공간의 규모와 촉감은 1구역과는 판이하며, 각 공간은 좀 더 단순하며 부드럽다. 2구역은 잡목숲thicket으로부터 시작해서, 탁 트인 잔디밭으로 연결되는데, 여기는 높은 건물이 없어 언제나 햇빛이 밝게 비치는 곳이며, 곧 건물들이 높아지면서 숲 위를 지나는 공중 보행로catwalk가 나타난 후에는 초지로 이어진다. 비교적 단순한 공간이지만, 평화로움을 만끽할 수 있고, 주변 환경에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곳이다.

3구역에서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 남북으로 달리던 하이라인은 90도로 꺾여 동서방향으로 놓여, 허드슨 리버를 향해 나아간다. 구조물은 30번가30th Street와 평행되어, 한쪽에는 거리가, 다른 한쪽에는 철도차량 부지Rail Yards 위에 미래 도시가 들어서게 된다. 이러한 진행 방향의 변경, 거리와 인접한 환경, 새로운 개발이라는 세 가지 요인이 3구역을 다르게 만드는 요인이다. 포장과 휴게 시설, 식재는 동일하다. 그러나 이용자가 달라진 공간적 스케일을 느낄 수 있는 장치들이 마련되었다. 강에 근접할수록 광대하게 넓게 열린 공간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에, 디자인 또한 여기에 화답한다.


Q. 지금에 와서 돌아볼 때, 공모전에서 제안한 안과 달라진 점을 들자면?


A. 당선안에는 크게 두 가지 주제가 있었다. 첫째, 하이라인을 매우 통일되고unified 일관된consistent 설계 언어로 디자인 하는 것이다. 즉 포장, 야생식물 식재, 시설, 조명, 난간 등을 전 구간에서 동일하게 적용했다. 우리는 하이라인을 각 구역별로 나누어 각기 다른 모습을 가진 곳으로 만드는 데 반대했다. 그런 점에서 하이라인 디자인은 애초 철로를 설계했던 엔지니어의 방식과 동일하다. 널plank을 까는 시스템을 일관되게 적용한 것도 그렇다. 각 블록별로 디자인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널빤지라는 언어를 전체에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했다. 또 하나는, 하이라인을 따라 벌어지는 특별한 장소places와 특별한 상황incidents을 고안한 것이다. 공모전에서는 공중 습지와 공중 무대등과 같은 드라마틱한 디자인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아무 것도 실현되지 못했다. 짐작하겠지만, 예산 문제와 장기적인 관리 문제가 그 이유다. 실용성, 경제성 등의 기준에 의해 제외되었지만, 10번가 광장10th Avenue Square과 같이 구조물을 파고든 테라스와 거리를 내려다보는 큰 창이 있는 곳으로 변형되었으므로 나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공중 습지는 일광욕 데크 주변으로 얕은 물이 흐르는 수 공간으로 수정되었다. 공모전에서 제시된 철학과 이상, 디자인의 언어는 대부분 큰 역할을 했다. 투시도vignette대로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그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실용성을 가미해 조성했다. 

공모전에서는 디자인 의도를 시각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후 이러한 의도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적 방법을 개발하는 데 약 2년이라는 무척 긴 시간을 보냈다. 널 시스템을 개발하여 조립하고, 지하부 설계, 토양의 개발, 식재의 세부사항, 난간과 조명등을 기술적으로 고민하는 데 투자했다.


Q. 콘크리트 널planking 시스템의 디자인에 영향을 준 것들은?


A. 우리는 보행로path라는 개념을 재정의하고 싶었다. 철로와 보행로, 식재 구역과 보행로가 따로 구분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통합된 표면 시스템single surface system을 만들고자 했다. 이 표면은 때에 따라식물이 자라는 곳이 되기도 하고, 좀 더 경화되면 걸을 수도 있는 점진적graded이고 경계가 불분명한 상태를 추구했다. 그리고 그것은 하이라인 자체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원래의 하이라인은 자갈 바닥ballast과 철로만으로 이루어졌지만, 점차 식물이 그곳에 자리를 틀기 시작했다. 자갈 위를 걸을 수도 있지만, 그 자체가 식물이 자라는 토대가 되는 하나의 표면이다. 때로는 좀 더 통행로에 가깝고, 때로는 좀 더 화단에 가까울 따름이다. 정원과 보행로가 나뉜 딱 부러진 경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하이라인에서 식물이 콘크리트 구조물의 틈 사이를 비집고 자라는 모습에 경탄했다. 널 시스템은 그러한 관찰을 추상적으로 해석해낸 결과다. 셋째, 널 시스템은 엔지니어의 사고방식에서 영감을 받았다. 철도공학자는 널 방식을 개발함으로써, 철로라는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를 매우 체계적으로 해결했다. 효율적으로 건설이 가능하고, 교체나 수정, 추가가 용이하다. 쉽게 경로를 바꿀 수도 있어, 어떤 공간을 에둘러 갈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이다. 마지막으로, 널 시스템은 시각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줄 수있다. 그 외관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기억을 불러일으키며 공간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독자적인 역할을 한다.



도시와 하이라인


Q. 하이라인 주변의 건물들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개장 초기에 볼 수 있었던, 녹슨 건물의 입면이나, 낡은 벽돌 벽 등은 사라지고, 반짝이는 유리와 금속 소재의 고층 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본래 하이라인의 풍경과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쳤던 주변 건축물 경관이 변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하이라인의 원천적 강렬함은 그것이 주변 환경에 지극히 무심하다는 것이다. 철로라는 구조물은 주위의 어떠한 요소에도 존중을 표시하지 않고, 무시할 뿐이다. 이는 엔지니어의 논리이며, 순수하게 그 자체로 자족적이다. 다른 한편으로, 하이라인을 따라 늘어선 건물들 또한 철저하게 하이라인을 외면했다. 철로 쪽으로는 그저 빈 벽을 내밀었을 뿐이다. 이것은 콜라주collage와 같다. 하나의 시스템이 또 하나의 시스템을 찢고 들어와 이질적인 성질을 그대로 보존한다. 하이라인을 디자인함에 있어서, 우리는 이러한 장소의 특질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었다. 각 블록의 환경에 일일이 대응하려 하지 않았으며, 그저 하이라인 자체가 햇빛과 그늘, 습도와 건조함, 전망과 비스타 등에 반응하는 변화에 따라 각 공간을 계획했다. 결코, 하이라인 위에 주변 도시 환경을 반영하려는 시도는 없었다. 하이라인의 오래된 난간을 철저히 고수하려는 이유 또한 거기에 있다. 철로에 부속된 난간을 자르거나 변형해서 인접 건물로의 접근로를 구축하는 것을 반대했다. 한두 군데, 계단이나 엘리베이터, 화장실을 연결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난간을 철거한 곳이 있긴 하지만, 우리의 기본적인 방침은 하이라인과 주변의 거리를 유지하고 격리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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