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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코로나 시대의 『환경과조경』
  • 배정한 (jhannpae@snu.ac.kr)
  • 환경과조경 2020년 12월

그저 막막하고 답답하기만 했던 2020년이 저물고 있다. 코로나, 감염, 마스크,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수업, 재택근무 정도의 대여섯 단어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옆 방 동료와도 화상으로 회의를 하고, 테이블에 투명 칸막이를 세운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마스크로 얼굴을 덮은 채 공원을 산책하는 역설. 초현실적인 시절을 현실적으로 살아내야 하는 감염 도시의 역설적 풍경이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김모아 기자가 10월호 코다CODA 꼭지에 말한 것처럼, 커뮤니케이션, 편집, 디자인, 교정, 마케팅이 긴박한 호흡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월간지 작업은 불안과 긴장이 감도는 팬데믹 상황과 공존하기 쉽지 않았다. 1월호 첫 쪽에 호기롭게 외친 한국 조경의 다음 50년을 설계한다는 편집 좌표를 찾아나가기 쉽지 않았던 2020년을 보내며 과월호 열한 권을 다시 꺼낸다.

 

독자의 반응은 편집자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가장 많은 피드백이 도착한 기획물은 10월호 특집 포스트 코로나, 도시의 안녕을 묻다였다. 환경과조경은 팬데믹과 함께 벌어지고 있는 일상생활, 작업 환경, 공원, 도시의 변화를 짚어보고 다가올 미래의 양상을 조심스럽게 전망해보고자 했다. 조경가, 조경학자, 도시설계가, 도시기획자, 도시학자, 부동산학자, 교통학자, 경영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필자 열아홉 명을 초대한 이 특집을 석 달 넘게 기획한 김모아 기자와 윤정훈 기자는, 지면에 담은 이야기가 혼란스러운 상황을 조금 더 담담히 바라보게 하고 소란 가운데 놓친 중요한 지점들을 알게 해주길 바랐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10월호는 팬데믹 한가운데 서 있는 독자들에게 환경과조경이 전하는 안부이기도 했다.

3월호 특집 지면 공원 아카이브, 기억과 기록 사이에는 도시경관연구회 보라BoLA를 플랫폼 삼아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 일곱 명을 초대해 도시와 공원을 기억하는 방식, 그 기록을 수집하고 보관하여 공유하는 방법을 탐색해보았다. 보라가 진행한 서울의 공원 아카이브 구축 프로젝트는 지난 10월과 11월에 온·오프라인 전시 우리의 공원’(www.ourpark.kr)으로 이어지면서 조경 아카이브의 지평을 개척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도시를 경험하는 기준, 도시를 제작하는 풍경을 두루 진단한 4월호 특집 밀레니얼이 만드는 도시에도 적지 않은 피드백이 있었다. 도시와 밀레니얼의 함수 관계를 짚어보는 것에 더해, 이 지면은 도시의 기획과 운영, 제작과 재생을 횡단하며 도시 비즈니스의 새 영토를 꿈꾸고 있는 밀레니얼 그룹들을 소개했다. 어반플레이를 비롯한 여러 실천 그룹이 전한 생생한 이야기에서 밀레니얼이 바꿔나가고 있는 도시의 일면을 엿볼 수 있었다.

국내 조경가의 최근 작업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동시대 한국 조경의 성과를 공론장에 올리고자 한 특집을 세 차례나 마련한 것도 예년과 다른 기획이었다고 자평한다. 1월호에는 2회 젊은 조경가수상자인 박경탁(동심원조경)의 작업 철학과 경관 제작 방식을 다양한 형식의 지면으로 꾸렸다. 5월호에는 시스템으로부터 자유로운 경관의 형태를 실험하며 글로벌 조경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박윤진과 김정윤(오피스박김)의 근작을 모았다

8월호 지면은 살아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는 조경론을 과장과 과잉 없이 구현해온 박승진(디자인 스튜디오 로사이)의 근작으로 풍성했다. 표지에 실은 통의동 골목의 공공 정원 브릭웰은 조경계 내부에서뿐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널리 주목받은 화제작이었다.

이번 12월호에는 매년 본지가 주최하는 올해의 조경인젊은 조경가선정 결과를 싣는다. 23회 올해의 조경인으로는 한국조경협회장을 맡아 분야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노환기(비욘드), 3회 젊은 조경가로는 한국과 중국을 넘나들며 다양한 스케일의 작업을 발표하고 있는 최영준(랩디에이치)이 선정됐다. 최영준의 랩디에이치Lab D+H, 광저우 용칭 지구Yongqing Fang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올해 미국조경가협회상2020 ASLA Award 도시설계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비트로 상상하기, 픽셀로 그리기의 나성진, ‘공간잇기의 서준원, ‘북 스케이프의 황주영, ‘풍경 감각의 조현진, 연재 필자들의 노고에 마음속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나성진과 서준원의 연재는 이번 호로 막을 내린다. 이렇게 코로나 시대의 한가운데를 통과하며 2020년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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