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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 된 구 서울역사 ‘호텔사회’ 전, 1월 8일부터 3월 1일까지
  • 김모아 (more-moa@naver.com)
  • 환경과조경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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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중간공간제작소, ‘익스프레스 284 라운지 중앙홀’, 2020 (사진제공=문화역서울 284) 

호텔은 낯선 곳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안식을 주는 장소다. 잠시 빌리는 공간이지만, 외부로부터 보호받는다는 감각은 지친 몸을 달래기에 충분하다. 이제 호텔은 단순한 숙박 장소를 넘어 독특한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호텔에서 자체적으로 투숙객을 위한 여행 콘텐츠를 담은 가이드북을 제작하기도 하고, 주변 지역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한다. 별도의 여행지 없이 호텔 자체를 휴식 장소로 삼는 호캉스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역시 진화하고 있는 호텔 문화를 보여주는 한 예다. 그렇다면 과거의 호텔, 한국에 막 입성했을 당시 호텔의 모습은 어땠을까.

지난 18일부터 31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이하 문화역서울)에서 열린 호텔사회는 근대 철도 교통의 발달과 함께 유입된 호텔 문화의 변천사를 살피는 전시다. 아카이브, 영상, 사진, 설치 작품, 공간 기획, 퍼포먼스, 연계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방식을 통해 호텔 문화가 한국 근현대사에 끼친 사회 문화적 영향력을 조명한다. 구 서울역사가 가진 독특한 공간 구조가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중앙홀은 방문객을 맞이하는 익스프레스284 라운지, 서측 복도는 호텔 정원을 재해석한 콜로니얼 가든Colonial Garden’으로, 대합실은 호텔의 야외 수영장을 연상시키는 오아시스.··스파와 가상의 여행·관광안내소로 탈바꿈했다. 객실을 콘셉트로 한 공간에는 호텔을 사용했거나 그곳에서 일한 이들의 사적인 이야기가 담겼다. 이외에도 호텔이 선도한 미용 문화, 공연 문화, 식문화 등을 살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호텔, 욕망과 취향의 공간

입구에 들어서면 붉은 계단과 장막이 눈길을 빼앗으며 전시의 시작을 알린다. 호텔 로비를 연상케 하는 이곳은 다양한 전시 공간을 연결하며 관람객들의 우연한 만남을 촉발한다. 로비 뒤편으로는 호텔 정원에 해당하는 콜로니얼 가든이 이어진다. 식물, 샹들리에, 정원에서 보이는 도시의 경관 등 호텔 정원의 모티브를 재해석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우측 벽을 따라 설치된 얇은 천은 이강혁의 나이트 플랜트Night Plant’. 그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서울의 대표 호텔들을 방문 혹은 침입해 내부 조경 사진을 기록하고, 가로 1.5m, 세로 3m 크기의 천에 인쇄해 줄지어 걸었다. 복도를 천천히 거닐며 서울의 야경과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호텔 정원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복도 끄트머리에서는 계속해서 들려오던 소리의 정체가 드러난다. 우지영의 작품 라토나Latone: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이하 라토나)에서 솟아 나오는 분수의 물소리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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