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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스케이프] 코코
이토록 황홀한 죽은 자의 공간
  • 서영애
  • 환경과조경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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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죽음을 앞둔 사람이 두려워하는 것은 미지의 사건, 외로움, 기약 없는 이별 등이라고 한다. 만약 죽은 후에 먼저 죽은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어울리며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어떨까. 죽음을 삶의 연장으로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멕시코 사람들은 세상을 떠난 이가 1년에 한 번씩 가족을 만나러 온다고 믿는다.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코코Coco’는 멕시코 전통 명절인 ‘죽은 자의 날’을 모티브로 삼아 삶과 죽음의 연속성이라는 진지한 주제를 유쾌한 방식으로 그린다. 

‘죽은 자의 날’은 3천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전통으로, 멕시코에서는 해마다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공원과 가정에 제단을 차리고 죽은 이들을 기린다. 금잔화와 촛불로 무덤을 환하게 장식하고, 죽은 이들이 생전에 좋아하던 음식을 먹으며, 즐겨 듣던 음악을 듣는다. 죽은 자들의 영혼이 돌아올 때 무덤에서 집으로 온다고 믿기에 잘 찾아 올 수 있도록 꽃길을 꾸민다. 이 전통은 멕시코 토착 공동체의 일상에 미치는 사회적 기능과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되었다. 

12세 소년 미구엘의 5대에 걸친 가족사를 소개하며 영화가 시작한다. 축제의 날, 거리에 매달린 형형색색의 색종이 공예를 활용하여 픽사의 전작인 ‘업Up’(2009)처럼 긴 시간의 서사를 압축해 전달한다. 미구엘의 고조할아버지는 음악의 꿈을 펼치기 위해 고조할머니와 딸을 버리고 집을 나갔다. 고조할머니는 구두 만드는 법을 배워서 고난을 극복하며 딸을 키웠다. 구두 만들기는 그녀의 딸의 딸의 딸로 이어져 5대째 내려오는 가족 사업이 되었다. 미구엘은 치매에 걸린 증조할머니와 씩씩한 할머니와 부모와 친척들과 함께 산다. ...(중략)...

 

서영애는 조경을 전공했고, 일하고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다. 본 영화 다시 보는 것을 좋아한다. 새롭기도 하고, 못보고 지나쳤던 것도 보인다. ‘패터슨’ 덕에 다시 본 짐 자무쉬 감독의 ‘천국보다 낯선’은 처음 보는 영화처럼 느껴졌다. 가끔은 나이 드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환경과조경 359(2018년 3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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