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전통정원] 일본의 명원27 메이지 시대의 정원(2)
  • 홍광표 (hkp@dongguk.ac.kr)
  • 2016년 07월 095호

hgp003.JPG

세이히엔 전경

 

세이히엔 정원

세이토 가清藤家1 24대 당주인 세이토 모리요시清藤盛美는 메이지 35년에 주옥主屋2 북측에 별관을 짓는 작업에 착수해 메이지 44년에 완성한다. 세이히엔 정원은 이 별관의 북측에 건축물과 함께 조성됐다.3세이히엔 정원은 즈이라쿠엔瑞楽園을 작정한 다카하시 테이잔高橋亭山의 제자 오바타 데이쥬小幡亭樹가 메이지 35년부터 9년 동안 작정한 것으로 정원의 면적은 약 21800m2(6600)에 달한다. 이 정원은 무학류武学流(부가쿠류)’라 불리는 정원양식의 진수가 담겨있는 곳으로서 축산정조전築山庭造伝과 같은 에도 시대 중기의 작정비전서作庭秘伝書에 근거한 구성과 의장을 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小野健吉, 2004:48). 세이히엔은 메이지 시대에 조성된 많은 정원 가운데에서 교토의 무린안無隣庵청풍장青風荘과 더불어 메이지 시대 3대 정원으로 손꼽힌다.

무학류는 히로사키弘前를 중심으로 하는 쓰가루津軽 지방에서 메이지 시대와 타이쇼大正 시대에 성행한 정원양식이다. 지금도 이 양식은 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다. 무학류는 에도 시대 초기에 낙향한 공경公卿4 이 교토풍京都風의 불교문화에 쓰가루 지방의 오래된 신도문화를 습합習合하는 것부터 시작돼 정원양식으로 연결된 지방 특유의 문화이다.

 

무학류 정원에서는 크기가 크고 모습이 특이한 돌들을 많이 사용한다. 이 돌은 쵸 즈바치手水鉢처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도구들을 툇마루와 떨어뜨려 가옥 전면부의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한다. 이것을 보면 무학류 정원은 정원을 회유하며 즐기는 것보다는 방에 앉아 관상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작정을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무학류 정원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세이히엔과 즈이라쿠엔瑞楽園 이며(小野健吉, 2004:48), 모두 쓰가루 지방의 가옥에 조성된 정원들이다. 세이히엔은 별관의 북측 넓은 공간에 있다. 별관과 북측 정면에 보이는 원산遠山을 잇는 선을 중심축으로 정원을 구성했다. 건물의 북측 정면에는 거대한 예배석禮拜石을 배치했고 좌측에는 쵸즈바치를 설치했는데, 별관으로부터 이 두 곳까지 ‘V’자형의 토비이시飛石를 깔아 연결하고 있다. 예배석 후면에는 고산수 기법으로 마른 못枯池을 조성했다. 다시 그 너머에 못池泉을 만들어 고산수와 지천 정원을 2단으로 구성했다. 고산수 정원에는 강 전정을 한 영산홍으로 구도와 학도를 만들었다. 못에도 구도, 학도, 봉래도를 만들어 일본 정원에서 추구하는 봉래사상을 표현했다. 이 정원에는 못 안에 만든 3개의 섬과 못 좌우에 조성한 축산을 연결하는 여러 개의 다리가 있다. 지천회유식 정원양식으로 정원을 회유하며 완상할 수 있도록 했다.

 

세이히엔은 못을 중심으로 진, , 3부분으로 구성된다.5못 좌측의 축산에는 산허리에 마른 폭포를 만들어 깊은 산의 경관을 연출하고 있으며, 산정 후방에는 정자四阿를 지어놓아 사방으로 펼쳐지는 경관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축산을 의 축산이라고 부른다. 우측의 축산 정상에는 작은 사당을 건축했고, 산허리에는 마른 폭포를 조성했다.6산정에는 하늘을 찌르는 듯 보이는 예리한 입석을 하나 세웠다. 산자락에는 커다란 돌 3개를 조합해 놓았다. 못 우측의 이 축산을 의 축산이라고 부른다. 동정은 평정으로서 석조石組와 주목(천지창조 신들을 상징)으로 구성된 고산수 정원이다. 이 정원을 의 축산이라고 부른다. 진과 행의 축산 사이는 쓰가루의 전원田園과 멀리 있는 원산을 차경할 수 있도록 비웠다. 특히 별관 2층에서는 차경 기법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마른 폭포 석조, 호안 석조, 석교 석조 등 석조의 세부기법을 보면 세련된 감각의 조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무학류 양식의 정원에서는 큰 돌을 거칠게 조합한 석조가 많지만, 이 정원의 석조에서는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어 무학류 정원의 전형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학도와 석교의 주변에서는 교토 긴가쿠지銀閣寺의 백학도와 구성상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정원을 조성하기 전에 전국 각지를 여행하며 명정名庭을 학습한 모리요시가 명정의 좋은 점을 참고해 정원을 조성하려고 했던 의지를 읽을 수 있다(佐藤真理子, 1999:82).

 

별관인 성미관盛美館은 정원을 바라보기 위해 지은 일본식과 서양식의 절충형 건물로 건축가 니시타니 이치스케로西谷市助에 의해서 설계됐다. 이렇게 한 건물에서 일본식과 서양식을 위와 아래층으로 절충해 지은 건물은 일본에서도 그 사례를 찾기어렵다. 모리요시는 이 건물을 지으면서 도쿄, 교토, 시고쿠四國 등을 경유하며 건물과 정원을 위한 답사 여행을 다녔다고 한다. 건물은 어떤 시멘트회사 사장의 별장건축이 마음에 들어 그 건물을 모방했다고 한다. 건물의 1층은 순수 일본식 다실풍으로 지었다. 화려하게 꾸며진 서원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탁월하다. 그러나 2층은 르네상스식 분위기를 풍긴다. 회칠한 흰 벽에 전망실의 돔 지붕, 첨탑, 용마루 장식 등이 특별하다. 이 건물은 혼슈本州의 끄트머리에서 꽃핀 메이지 문명을 보여주며 정원과 어우러진 독특한 아름다움을 표출하고 있다.

 

hgp002.jpg

정원의 주요부 스케치(출처: 大橋治三·齊藤忠一, 1998, pp.12~13)

 

 

홍광표는 동국대학교 조경학과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경기도 문화재위원,경상북도 문화재위원을 지냈으며사찰 조경에 심취하여 다양한 연구와 설계를 진행해 왔다현재는 한국전통 정원의 해외 조성에 뜻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저서로 한국의 전통조경한국의 전통수경관정원답사수첩』 등을 펴냈고, “한국 사찰에 현현된 극락정토”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또 한국조경학회 부회장 및 편집위원장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월간 환경과조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댓글(0)